Corporate Infomation

안다자산운용과 관련된 내용들을 게시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정보들과 안다자산운용의 소식들을 확인해 주세요.

[최권욱의 글로벌마켓] 임팩트 투자와 사회 공헌 (2015.07.24. 기사)
작성일 : 2016-01-22 17:24:22 조회수 : 328
오피니언






 

최권욱 안다자산운용 회장 



얼마전 캘리포니아의 팔로알토를 다녀올 일이 있었다. 한국은 메르스다 가뭄이다 하여 분위기가 뒤숭숭하기 짝이 없었던데 비해 그 곳 캘리포니아 특히 실리콘 밸리는 모든게 너무 뜨거웠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생존전략으로 창업 및 기업가정신의 부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처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창업국가 미국(Start-up America)’을 국가비전으로 제시하고 과감한 벤처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혜택의 생생한 결과물이 실리콘 밸리의 높은 부동산가격과 뜨거운 창업열기로 나타나고 있었다.

필자는 실리콘 밸리를 탐욕, 돈과 야망, 경쟁의 결합체로서 모든 가치기준이 집과 차의 크기, 스톡옵션같은 화폐단위로만 평가되는 냉혹한 자본주의 문화가 팽배한 곳으로 생각해 왔다. 하지만 필자가 만나본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ment)’라는 새로운 영역의 벤처캐피탈리스트인 소넨캐피탈(Sonen Capital)의 설립자 라울 포마레스(Raoul Pomares)와 디쓰리쥬빌리(D3Jubilee)의 이덕준 대표는 이런 부정적인 생각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임팩트 투자란 여러가지 사회적, 환경적 과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기업이나 프로젝트에 지분(Equity), 부채(Debt), 현금예금(Cash Deposit), 또는 지급보증(Gurantees) 등의 형태로 자본을 공급하여 재무적 투자성과는 물론이고 동시에 사회적. 환경적 공헌을 하고자 하는 새로운 형태의 모험투자를 말한다.

지난 수세기 동안 국가나 자선단체들이 가난, 교육, 질병, 지구온난화, 물부족 등과 같은 사회적, 환경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역부족이었다. 기부나 정부보조금만으로는 재정적으로 턱없이 부족했을 뿐 아니라 국가나 자선단체는 그 운용에 있어서 태생적으로 민간기업에 비해 효율적이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등장한 개념이 바로 임팩트 투자다.

임팩트 투자는 풍부한 재무적 투자이론과 기법으로 무장한 전문투자가(Fund Manager)들이 사모펀드나 유한회사를 설립하여 자본을 모집한 후 여러 투자대상에 분산투자 하고 투자 이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멘토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벤처투자나 사모펀드 투자의 제도적 장점을 준용한다. 투자 분석에 있어서도 투자 대상 기업이나 프로젝트가 가지고 있는 기술이나 사업모델이 수익성 측면에서 타당성과 지속가능성을 갖추고 있는지 철저히 분석한다. 사업적으로 타당성과 지속성을 갖춘 기술이나 사업모델만이 결과적으로 사회적 공헌, 즉 임팩트를 제대로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임팩트 투자의 도입 단계에서 록펠러 재단,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같은 사회적 공헌을 우선(Impact First)하는 민간 자선단체의 적극적 지원은 임팩트 투자가 궤도에 오를 수 있게 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 단순한 기부금 형태의 지원이 한시적, 제한적 사회공헌에 머무는데 반해 임팩트 투자는 지속성(Sustainability)과 확대재생성(Recycling of Capital)에서 폭발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간파한 민간 자선단체들이 임팩트 투자에 따른 손실위험을 우선적으로 떠안아 줌으로써 투자수익을 우선(Financial First)하는 민간자본 유치의 마중물이 되어 주었다.

영리 목적 일반기업들의 임팩트 투자 참여도 활발히 늘어나는 추세다. 낙농회사 다농(Danone)이 마이크로 파이낸스의 선구자 그라민 그룹과 함께 전 세계 아이들의 영양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합작회사 그라민다농(Grameen Danone)을 만든 것이나 스타벅스(Starbucks)가 시행하고 있는 친환경 커피 재배기술 지원 및 윤리적 원두구매 활동을 통한 전세계 커피 농가 지원등이 민간기업에 의해 실현되고 있는 임팩트 투자의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세계 전체 임팩트 투자 규모가 2010년 50조원에서 2020년 4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나 골드만삭스, AXA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 및 자산운용사들은 이미 수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여 적극적으로 임팩트 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임팩트 투자는 이제 투자업계의 주요한 전략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임팩트 투자시장을 육성하기 위한 선진국 정부간의 협력도 눈에 띤다. 2013년 6월 영국을 위시한 G7국가의 대표와 호주와 유럽연합 대표로 조직된 임팩트 투자포럼에서는 각 국의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정책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임팩트 투자 글로벌 지식교환소(Global Learning Exchange on Social Impact Investing) 설립과 임팩트 투자 태스크포스 설립에 합의하여 각 국 정부의 적극적인 참여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기심’과 ‘보이지 않는 손’의 메커니즘에 기반하여 작동하는 자본주의 하에서 투자를 실행함에 있어 ‘사회적 공헌’은 ‘투자수익’과 일견 서로 양립하기 힘든 가치이거나 또는 굳이 고려할 필요가 없는 무관한 가치로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인간사가 사회적 공존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를 통한 사회적 공헌은 필연적으로 추구되어야 할 중요한 가치다.

자본주의는 이윤추구 동기에 기반하여 인류 사회에 창조적이고 발전적임 힘을 제공한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과잉생산과 과소비로 인한 환경파괴와 사회적 불평등 심화 등 부작용을 낳았다. 임팩트 투자를 통해 선량한 자본주의가 널리 확산되고 이를 통해 사회에 활기와 행복감이 높아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