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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자산운용 헤지펀드 ´크루즈´ 잘 나가는 이유 (2015.06.15. 기사)
작성일 : 2016-01-22 17:23:39 조회수 : 329
[thebell interview] 박지홍 안다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팀장
 
송광섭 기자 | 공개 2015-06-15 08:58:38
이 기사는 2015년 6월 9일 10: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타일이 없는 스타일'. 안다자산운용의 멀티 전략 헤지펀드인 안다 크루즈 전문사모투자신탁제1호(이하 안다 크루즈 펀드)가 운용보고서에 스스로를 소개한 말이다. 성장주이니 가치주이니 하는 특정 운용스타일을 고집하지 않고 그저 수익을 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오죽하면 투자자들 사이에서 "저 펀드는 무얼 하는지 모르겠는데 수익은 참 잘 난다"고 얘기할 정도다.

출범 1주년을 맞이한 안다 크루즈 펀드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이 펀드는 설정 당시만 해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투자자문사 시절부터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운용 잘하기로 소문난 안다자산운용이지만,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즐비한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서는 한낱 인지도 낮은 소형 자산운용사의 신생 펀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안다 크루즈 펀드는 1년 새 국내 최고의 헤지펀드로 성장했다. 운용 첫 해 수익률 1위를 달성했고 올 들어서도 단 한 차례 손실 없이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설정 이후 수익률은 30%에 이르고 있다. 자금도 매달 들어와 설정액은 2000억 원 가까이 불어났다. 출시 4개월 만에 투자자수 49인을 모두 채웠고 이제는 기관투자가들이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 변동성 대비 수익률 '만족'…해외ETF 활용 전략 추가 

안다 크루즈 펀드를 총괄해온 박지홍 헤지펀드운용팀장(사진)은 안다 크루즈 펀드의 성과에 대해 "멀티 전략이다 보니 지난 1년간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는데, 다행히 기존 전략들과 잘 어우러져서 좋은 성과를 냈다"며 "회사 내부적으로도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입을 뗐다.
 




박 팀장은 특히 변동성 대비 수익률이 우수하다는 점에 상당히 만족스러워했다. 세계적인 통계를 보면 멀티 전략 헤지펀드의 경우 주식 롱숏 전략에 비해 수익률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반면, 샤프 레이쇼(Sharp Ratio)에서는 2배 이상 우월한 면을 보이고 있다. 안다 크루즈 펀드 역시 이처럼 글로벌 평균 수준을 잘 따라갔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월별 맥스드로다운(수익률 최대 낙폭 구간)이 업계 상위권에 속하는 1.1~1.2% 수준이라는 점도 자부할 만한 일이라고 부연했다. 안다 크루즈 펀드는 지난해 9월과 10월에 두 달 연속 손실이 발생했는데, 당시 시장은 6~7%가량 빠져 상대적으로 손실이 적었다. 현재 이 펀드는 7개월 연속 수익을 거두고 있다.

안다 크루즈 펀드는 연간 목표수익률 10%를 이미 초과 달성했다. 이와 관련해 박 팀장은 "수익률은 그저 숫자에 불과한 것일 뿐, 그보다는 질적인 측면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낮은 변동성을 기반으로 시장에 비해 손실이 적으면서 장기 투자에 강점을 지닌 펀드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안다 크루즈는 깨지지 않는 투자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투자 자산을 고를 때도 성장 가능성보다는 안정성을 먼저 고려한다. 특정 자산의 비중을 과하게 늘리지도 않는다. 이 펀드의 운용 전략은 아비트라지(Arbitrage), 에퀴티 롱숏(Equity Long-short), 이벤트드리븐(Event-driven), 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CB·BW) 등 총 4개로 구성돼 있다.

안다 크루즈는 이들 전략을 탄력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례로 현재 아비트라지의 포지션이 비어있다.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어 투자 기회를 기다리는 중이다. 확신이 있을 때에만 투자한다는 게 이 펀드의 운용 철학이다. 다른 펀드들과 차별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반 주식형 펀드일 경우 마음에 드는 주식이 없어도 무조건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그 덕에 지난 1년 동안 큰 손실 없이 안정적으로 펀드를 운용해왔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들 운용 전략의 수익기여도를 보면 에퀴티 롱숏 30%, 이벤트드리븐 30%, CB·BW 30%, 아비트라지 10% 정도다. 특정 전략에서 소위 '대박'이 난 게 아니라 모든 전략에서 고르게 수익이 났다는 사실도 눈여겨볼 대목이라는 평가다.

박 팀장은 "멀티 전략은 상관 관계가 낮은 전략들끼리 섞여 있어야 변동성이 낮아지기 마련"이라며 "계속해서 새로운 운용 전략을 개발하고 이를 기존 전략과 접목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해외 자산을 편입하는 전략을 놓고 프라임브로커(PBS)인 NH투자증권과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

안다 크루즈 펀드는 해외 전략을 추가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전략이다. 예를 들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ETF의 경우 선물 롤오버(만기 연장)시 ETF가 WTI의 현물가격을 정확히 추종하지 못하는데 그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해 장기적으로 레버리지 ETF의 가격과 순자산가치(NAV) 간 괴리가 발생하는 현상을 이용하는 식이다.

아울러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펀드를 활용할 수도 있다. 미국에는 유명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특정 펀드가 상장돼 있는 경우가 많다. 펀드는 상장 주식을 담고 있고, 펀드의 NAV는 이들의 주가에 기반해야 한다. 하지만 때로는 매니저에 대한 신뢰가 높아 펀드가 고평가 되는 일도 발생한다. 이를 활용한 차익거래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박 팀장은 "미국에 상장돼 있는 ETF만 해도 수백, 수천개에 달할 정도로 많다"며 "미국 시장을 활용하면 보다 다양한 전략들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외 전략은 기존 전략들과 상관 관계가 낮아 상당히 매력적"이라며 "아직까지 투자 비중은 미미하나, 향후에는 이를 보다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 2000억 도달시 소프트클로징…경력 매니저 채용 진행

안다 크루즈 펀드가 출범 직후 우수한 성과를 보이자 시장에서는 루머가 나돌았다. 특정 종목에 '몰빵'해서 단기간에 수익률을 끌어올린 것 아니냐는 억측이 무성했다. 1년 가까이 양호한 성과를 이어가자 이 같은 얘기는 금세 사라지고, 도리어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안다 크루즈 펀드는 설정 초기 개인투자자에게 상당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펀드의 판매사는 신한금융투자와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두 곳으로 단기간에 투자자 수 49인 모집을 끝냈다. 대부분 프라이빗뱅킹(PB)센터에 있는 고액자산가 고객들이다. 최근 운용 성과가 더 좋아지자 추가 투자를 하겠다는 고객도 늘고 있다.

박 팀장은 "두 회사 PB센터에는 최권욱 회장과 이민국 대표에 대해 잘 아는 프라이빗뱅커(PB)들이 많이 있다"며 "마케팅을 강력하게 진행한 것도 아닌데 설정한 지 얼마 안 된 펀드에 고객들이 제발로 찾아와 목돈을 맡겨줬다"고 말했다. '믿고 맡겨도 되는 곳'이라는 안다자산운용의 이미지가 입소문을 탄 영향이 컸다.

기관투자가 가운데는 해외 투자자들이 먼저 반응했다. 지난 2월 안다 크루즈 펀드는 영국계 보험사 자금을 유치했다. 파일럿 형태로 투자한 것이어서 자금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해외 자금을 설정한 지 1년도 채 안 된 신생 펀드가 유치했다는 사실이 상당히 의미 있다는 평가다.

안다 크루즈 펀드에 자금을 집행한 영국계 보험사는 사실 안다자산운용의 기존 고객이기도 하다. 안다자산운용의 현재 운용 규모(AUM)은 총 8000억 원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인 5000억 원 정도가 해외 자금이다. 최권욱 회장이 코스모투자자문 시절부터 해외 투자자들과 네트워크를 쌓아왔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박 팀장의 얘기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뒤늦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교직원공제회와 행정공제회는 안다 크루즈 펀드에 각각 200억 원, 100억 원씩 자금을 집행했다. 지난 2월에는 수협이 200억 원 가량을 투자하기도 했다. 규정상 운용 기간과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투자할 수 있는데, 이를 충족하자 자금이 물밀듯이 밀려든 것이다.

안다 크루즈 펀드는 설정액이 2000억 원을 넘어서면 소프트클로징(신규 자금 모집 중단)을 실시할 계획이다. 박 팀장은 "2호 펀드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많지만 신규 펀드를 내놓기보다는 자금을 더 받을 여력이 되는지, 새롭게 추가할 전략은 없는지 등 펀드를 점검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안다 크루즈 펀드를 함께 운용할 경력 매니저를 뽑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이 펀드는 설정 때부터 박 팀장을 포함해 총 2명이 운용해왔다. 예전부터 회사에서는 인력을 충원하라고 했지만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라는 생각에 아직까지 채용 절차를 끝내고 못하고 있다. 늦어도 주중에는 모든 전형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박 팀장은 "멀티 전략은 기본적으로 호기심이 없으면 운용할 수 없다"며 "주특기가 있고 호기심이 많아 본인 만의 영역을 넓혀갈 수 있는 인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시장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전혀 모른다"며 "다만 시장이 오르면 주식 비중을 줄이고, 하락하면 늘리는 식의 전략을 반복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포트폴리오에 다양한 전략들이 공존해 있다"며 "모르는 것에 신경 쓰다 보면 기회비용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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