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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권욱의 글로벌마켓] 후강퉁과 웜홀 (2015.04.17. 기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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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01-22 17:10:50 조회수 : 307 | |
오피니언
► 최권욱 안다자산운용 대표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를 보면 산소와 식량 부족으로 더 이상 인류가 살 수 없게 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우주로 떠난 주인공들은 토성 근처에서 다른 시공간을 연결하는 우주구멍인 웜홀(Wormhole)을 발견하고 그 웜홀을 통해 우리 은하계 너머에 있는 외은하계(Extra-galactic)의 또다른 태양계 행성으로 이동한다. 1935년 알버트 아인슈타인과 그의 동료 네이던 로젠이 이론화한 웜홀은 우주공간 또는 시간으로 접혀진 두 우주를 연결하는 지름길로서 그들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간은 굽힐수 있기 때문에 실제 거리와는 무관하게 빛의 속도로 우주여행을 하는 것보다 빨리 웜홀을 통해 공간 및 시간 이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지구로부터 8광년 떨어진 시리우스까지도 굳이 빛의 속도로 8년씩 걸려 갈 필요가 없이 웜홀을 통한다면 순간에 도달할 수 있다. 2014년 연말 중국 상하이 증시와 홍콩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이 허용되었다. 마치 웜홀을 통해 두 은하계를 순식간에 이동하듯 홍콩 주식시장과 상하이 A주 마켓간의 교차거래를 허용함으로써 단숨에 홍콩증시와 상하이 A주 시장을 합친 중국증시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증권시장으로 부상했다. 리커창 국무원 총리의 중국 전인대 발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르면 2015년 7월까지 선전증시와 홍콩증시를 연결하여 중국 자본시장 개방을 가속화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이제 QFII 한도 없이도 홍콩거래소를 통해 상하이 A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그 대가로 중국은 선진 금융기법을 받아들이고 금융시스템을 국제 수준으로 발전시킬수 있는 중요한 발돋음을 하였다. 시진핑 정부는 2022년까지 주식, 외환, 채권시장을 외국인 투자가에 단계적으로 개방하여 금융제도 개혁과 선진화를 달성하고 위안화를 세계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큰 야망을 가지고 있다. 후강퉁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포석이다. 상하이와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가 위안화로 결제되는 만큼 역외 위안화 시장은 크게 확대될 것이고 상하이 및 선전 주식을 사기 위해 유입되는 달러는 중국의 유동성을 크게 높여줄 것이다. 매년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무려 3조달러에 육박하는 외환을 보유한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으로서 중국은 후강퉁 및 선강퉁을 통해 중국 위안화를 국제 기축통화로 육성하고자 하는 계획을 훨씬 빠르고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세계 중앙은행들과 시장 참여자들은 이미 위안화를 미래 기축통화 중 하나로 인정하고 있는 듯하다. 이미 28개국 중앙은행이 중국 인민은행과 3조1천억 위안(약 543조원) 이상의 대규모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었으며, 호주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의 3% 이상을 위안화로 보유하는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위안화 보유를 늘리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자본시장 개방과 통합을 통한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고 양질의 자금을 확보하여 역내 경제성장을 이룩하려는 노력은 비단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2년말 아세안 6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도 ‘아세안 거래소(ASEAN Exchange)’ 설립에 대한 협력을 약속했고, 그 첫 걸음으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3개국은 ‘아세안 트레이딩 링크(ASEAN Trading Link)’를 구축하여 규모나 자본시장 성숙도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투자가들의 관심을 끌어들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유럽도 금융산업 통합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이미 2007년 ‘금융상품투자지침(MiFID)’을 발효하여 유로존 역내의 규제 차이를 축소함과 동시에 일관성 있는 감독권한을 강화하여 투자자보호와 금융거래비용의 절감을 얻었고, 그 결과 역내 금융산업 및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한국 정부도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거의 전면적인 자본자유화를 단행하여 금융산업 발전을 경제개혁의 최우선으로 두고 추진하였지만 현재까지의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세계경제포럼이 2014년 9월 발표한 국가경쟁력보고서에서 평가한 한국 금융산업의 경쟁력 순위는 충격적이다. 144개 조사대상국 중 80위다. 한때 우리가 경쟁상대라고 여기던 홍콩, 싱가포르, 대만의 금융부문 경쟁력은 각각 1위, 2위, 18위로 여전히 최상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이제는 감히 넘볼 수도 없는 상대가 되었고, 일본도 금융부문 경쟁력 16위, 국가경쟁력 6위를 유지하고 있어 우리를 한참 앞선다. 한국의 금융경쟁력은 특히 국내금융보다 국제금융 부분에서 취약하다. 한국에는 투자은행 역량 등 국제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금융기관이 하나도 없다. 글로벌 금융기관의 경우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해외수익의 비중이 50% 이상(도이치은행의 경우 80%, HSBC의 경우 60% 이상)인 반면, 한국 금융기관들의 해외수익 비중은 5%에 불과하다. 자산 및 자본 규모가 작고, 글로벌 경험을 갖춘 전문인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세계시장 진출도 부진하기 때문이다. 후강퉁을 통한 중국 자본시장 개방을 우리 금융산업 글로벌화에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이번에 우리도 후서퉁(상하이-서울 자본시장 커넥션), 동서퉁(동경-서울 자본시장 커넥션), 아세안퉁(아세안-서울 자본시장 커넥션) 등에 이니셔티브를 쥐고 역내 금융통합 추세에 합류한다면 한국 금융산업의 한 단계 도약이 가능할 것이다. 웜홀을 찾아 순식간에 시공간을 뛰어넘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때다. |